여행자의 삶.

비스마일, 감귤 나무 옆에서 신선한 주스와 갓 구워낸 와플을 맛볼 수 있는 곳

하녹 2022. 1. 20. 19:5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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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제주도지만, 일 년 중 딱 한 번만 제주도를 간다면 빠알갛게 단풍이 물든 가을에 가고 싶다. 온통 가을빛으로 물든 제주도에서 실컷 드라이브하고 싶다. 제주도를 내 집처럼 드나드는 제주도 여행 전문가로부터 제주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라는 말을 들었었는데, 선선한 날씨에 볼거리도 먹거리도 많기 때문이겠거니 생각한 적이 있다.

겨울로 넘어가는 늦가을은 귤 수확 시기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. 그래서 가을부터 봄까지 제주도를 찾는 여행자들이라면 귤 농장에서 귤 따기 체험을 하기도 하는데, 나 역시 귤 따기 체험이 로망이었다. 가을에 여행을 간다면 귤 농장에 꼭 가겠다고 생각했지만, 2박 3일 짧은 시간 안에 제주 감귤까지 직접 따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다.

수확 철에 귤나무를 관찰하며 자연이란 아름다운 것이라고 감탄하는 소소한 기쁨을 맛보고 싶었을 뿐이었다. 아무래도 아쉬워서 마지막 날 공항 가는 길에 감귤나무가 그득한 카페를 찾아가기로 했다. 꿩 대신 닭이라고 귤 농장이 아니라면 귤나무가 있는 뒷마당이라도 보자는 마음이었다.

비스마일(BSML)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 있다. 공항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들르기 좋다. 조용한 마을이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돌집인 데다가 차로 변에 있어서 눈에 띈다.

비스마일🙂



비스마일을 들르게 된 이유는 뒷마당에 감귤 나무가 잔뜩 있다는 후기를 보고서였다. 날씨만 좋다면 감귤 나무를 실컷 구경하며 직접 짠 감귤 주스를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일부러 문 여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, 작은 건물 뒤로 감귤 나무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당이 보였다. 비록 귤 농장은 못 갔지만, 큼지막한 귤이 주렁주렁 매달린 귤나무는 실컷 구경할 수 있었고, 감귤나무를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었다.

문이 열리자마자 크로플과 감귤 주스를 주문했다. 참고로 비스마일은 매장 안에서는 먹을 곳이 없다. 매장 밖 뒷마당에 테이블 몇 개가 있긴 한데,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때에는 이용하기 어려우니 방문하시려는 분들은 꼭 참고하시기 바란다. 비스마일의 우도 땅콩이 얹어진 크로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. 당 떨어지는 게 느껴질 때 입에 넣으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것 같은 달콤함이었다.

올가을 제주도 여행 중 날씨가 가장 좋은 날이었다. 이렇게 좋은 날,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수확 철 감귤나무 옆에서, 심지어 갓 짜낸 감귤 주스를 마시며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게 어찌나 행복하던지. 지나가는 길에 비스마일이 보인다면 꼭 들러보시라, 생각지도 못한 추억 한 컷을 건질 수 있을지 모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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